ESP 개발은 그 기술이 철저히 비밀에 가려져 있어 만도 중앙연구소 제동시스템팀은 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다.
97년 테스트 차량에 수동식 센서를 달아 한 연구원은 운전을 하고 다른 연구원은 손으로 센서를 작동해 보면서 ESP 기술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황인용 중앙연구소장(개발 당시는 제동시스템팀장)은 초창기 실험했던 시절을 '인간 ESP 개발'이라고 표현했다.
"'인간 ESP'는 보기엔 초라했지만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주행속도나 조향각도 등 각 변수를 조합해 최적의 제어값들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점차 ESP에 대한 로직(기본 회로)이 잡혔고 실제 주행테스트에 들어갔다. 실험은 최악의 도로여건에서 시험해야 하기 때문에 일년의 절반은 눈덮인 스웨덴의 아르예플로그를 찾아야 했다.
데이터를 입력하고 주행시험, 다시 다른 데이터를 입력하고 또 주행시험…. 이런 시간들이 쌓이며 결국 ESP 로직이 완성될 수 있었다.
황 소장은 "영하 40도 혹한의 눈구덩이에 테스트차량이 처박혀 고생한 것도 부지기수였다"며 개발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설명했다.
만도가 ABS에 이어 ESP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하자 글로벌 메이커는 만도의 기술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부품 공급 조건이 까다로운 미국의 '빅3' 납품을 포함해 만도는 지난 2년간 해외 수주가 30억달러로 급증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