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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고] 한국형 기술혁신 모델 발굴에 거는 기대
등록일 2015-03-12
내용


기술혁신은 기업 성장의 근본 동력이다.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없으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없고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런데 기업이 기술혁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실행요소가 필요하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지원이 있어야 하고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가 시스템화해 있어야 한다. 유연한 조직 운영이나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같은 기업 문화도 형성돼 있어야 한다. 외부적으로는 기술과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그동안 이러한 기술혁신 모델은 주로 해외 선진 기업들에 의해 주도돼왔다. GE, 애플 같은 기업들은 1980년대부터 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CTO)를 두고 전사적 차원의 기술 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기업들은 예외 없이 기술을 기획, 관리, 사업화하는 신제품 개발(new product development)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제록스, P&G, 구글 등은 대학이나 타 기업 등 외부의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활용함으로써 혁신의 비용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은 높이는 개방형 기술혁신을 추진해왔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의 기술혁신 상황은 어떤가?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술혁신에 나선 시기는 1980년대 초로 볼 수 있다. 선진 기업과의 기술 경쟁이 심해지면서 모방과 개량만으로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체 연구개발(R&D)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 뒤 우리 기업들의 기술혁신 활동은 1990년대 자체 기술개발기와 2000년대 기술고도화기를 거쳤다. 그리고 이제는 선진 기술을 좇아가는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체질에 맞는 한국형 기술혁신 모델도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의 기술혁신 활동이 성숙돼감에 따라 IR52 장영실상에서는 지난해부터 `IR52 장영실 기술혁신상`을 제정했다. 신기술 제품 개발에 성공한 기업과 연구자를 격려해온 IR52 장영실상의 시상 대상을 확대해 새로운 기술혁신 프로세스와 독창적인 기술혁신 문화를 정립하고 R&D 성과를 높인 연구조직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새로 시작된 IR52 장영실 기술혁신상에서는 기술혁신의 자원, 활동, 성과에 평가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술혁신 자원 부문은 종업원 수 대비 R&D 인력 비율, 매출액 대비 R&D 예산 비율, 혁신 조직 및 인력의 우수성, R&D 인력의 교육훈련 및 기술연수, 외부 전문가 활용, 국내외 학회 활동 등으로 평가한다. 기술혁신 활동 부문은 R&D 전략, R&D 활동 몰입도 등이 주요 평가 요소다. 기술혁신 성과 부문은 기술혁신의 경영 기여도, 기술이전 성과, 기술 사업화 성과 등으로 평가한다. 수상자는 예비심사와 종합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예비심사에서는 발표평가를 통해 기술혁신 우수성 정도를 평가하고 필요시 현장심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검증하게 된다. 종합심사에서는 전문가 토론 및 투표를 통해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미 4개 업체의 한국형 기술혁신 모델이 발굴되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던 연구개발 기능을 기술본부로 통합해서 굴착기 신규 모델 개발의 효과를 높였다. 스템메디언스는 종업원의 80%와 매출의 25%에 이르는 연구개발 투자 전략을 통해 독자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티아이스퀘어는 수평적 조직 구성과 탄력근무제, 유기적 인력 배치를 통해 연구성과를 높였다. 아록이엔지는 자체 개발 외에도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비굴착 방식의 상하수도 관로 보수공법을 확보했다.


우리나라 기술혁신 역사도 30년이 넘었다. 이제는 세계 기술혁신을 선도해가는 위치에서 세계 최초에 해당하는 기술 개발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서야 할 때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IR52 장영실 기술혁신상` 제정을 계기로 한국형 기술혁신 모델이 지속적으로 발굴돼 우리 기업들의 기술혁신 성과가 글로벌 넘버원 수준에 이르기를 기대한다.


[최경현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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